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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분당서울대병원, 자폐스펙트럼은 유전자 ‘조합’이 핵심 요인

2026.05.11 Views 11

고려대-분당서울대병원, 자폐스펙트럼은 하나의 유전자가 아닌 유전자 ‘조합’이 핵심 요인

 

△5만 건 이상의 다민족 자폐 가족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일 유전자가 아닌 ‘유전자 조합’이 자폐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규명했다

 

자폐스펙트럼(이하 자폐)의 유전적 배경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나왔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연구팀이 특정 유전자 조합의 협력 효과가 자폐와 연관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자폐는 사회적 소통의 어려움과 반복적 행동을 핵심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장애로, 전 세계 아동 100명 중 1~2명꼴로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이 자폐 발병 원인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기존 연구는 단일 유전자 변이 중심으로만 접근해 대다수 환자의 유전적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유럽계 5만 건 이상의 자폐 가족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두 유전자에 동시에 희귀 변이가 존재할 때 자폐와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개별 변이만으로는 포착되지 않던 자폐 관련 ‘유전자 쌍’을 발굴한 것이다.

 

이 유전자 쌍들은 공통적으로 세포골격을 만드는 기능과 관련이 깊었다. 세포골격은 신경세포의 형태를 유지하며 세포 간 연결을 돕는 필수적인 구조다. 동시에 세포의 신호 감지기인 ‘섬모’를 구성하는 핵심 재료이기도 하다. 세포골격과 섬모 모두 뇌 발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유전체 분석 결과를 고려대 의과대학 선웅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실험을 통해 생물학적으로도 검증했다. 두 유전자의 기능을 동시에 억제할 경우, 유전자 하나의 기능만 억제했을 때보다 세포 표면의 섬모 형성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즉, 단일 변이보다 특정 유전자 쌍의 동시 변이가 뇌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유전자 쌍의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두 유전자에 같은 변이가 동시에 일어나도 남성이 여성보다 자폐 증상의 중증도가 더 높았다. 이는 자폐의 유전적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려대 안준용 교수는 “개별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아 기존 분석에서 놓쳤던 유전 변이들이 특정 조합일 때 자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며 “다른 복잡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는 “같은 유전 변이라도 성별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발견은 자폐의 진단과 지원에서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맞춤형 진단 전략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 성과는 유전체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Genome Biology(IF=9.4, JCR 상위 3.4%)’ 온라인에 3월 23일 게재됐다. 

*논문명: Co-occurrence of rare variants implicates gene pairs in cytoskeletal pathways and is associated with increased severity in autism spectrum disorder

*DOI: 10.1186/s13059-026-04041-x

*URL: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186/s13059-026-04041-x

 

한편,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웅 교수팀, KAIST·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 iPSYCH 국제공동연구팀과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와 한국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 컴퓨팅 자원이 활용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고려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IBS), 룬드벡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교신저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교신저자), 고려대학교 의생명융합과학과 이혜지 석박통합과정(제1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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