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소식
tRNA의 숨겨진 기능 밝혀…세균의 항생제 내성 및 환경 적응·진화를 이끄는 핵심 조절자
2026.03.18 Views 46
고려대, tRNA의 숨겨진 기능 밝혀…세균의 항생제 내성 및 환경 적응·진화를 이끄는 핵심 조절자

△tRNA가 관여된 퍼시스턴스는 세균이 항생제 노출과 같은 극한 환경이나 숙주 내에서 생존하고 적응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tRNA가 '단백질 생산 도구'로서의 본래 역할을 넘어, 세균이 항생제 노출과 같은 극한 환경이나 숙주 내에서 생존하고 적응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tRNA: 단백질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운반해 정확한 단백질 조립을 돕는 분자
이번 연구 성과는 미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Trends in Microbiology (IF=14.9)’ 온라인에 3월 10일 게재됐다.
*논문명: tRNA gene arrays: emerging roles in bacterial persistence and adaptive evolution
*DOI: 10.1016/j.tim.2026.02.008
*URL: https://doi.org/10.1016/j.tim.2026.02.008
tRNA는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며 단백질 생산에 필수적인 분자다.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24년 발표한 연구 성과(Park et al. 2024. 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79(11):2923-2931)에 따르면, tRNA에 특정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세균은 항생제 노출과 같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잠복 상태'에 들어가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 이후 환경 조건이 개선되면 세균은 다시 정상적인 증식 상태로 회복 가능하다.
이처럼 세균이 항생제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잠복 상태로 버티는 생존 전략을 '퍼시스턴스(persistence)'라 한다. 특히 tRNA에 의해 유도되는 퍼시스턴스는 잠복 상태로의 전환과 정상 상태로의 복귀가 매우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세균의 생존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전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tRNA 유전자가 여러 개 반복 배열된 구조(tRNA gene arrays)로 존재할 때 이러한 조절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tRNA 유전자 배열의 형태가 세균의 종(species)이나 서식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tRNA 유전자 배열이 세균의 항생제 내성뿐 아니라 환경 적응과 장기적인 진화 과정에도 깊이 관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견은 tRNA 유도 퍼시스턴스를 단순히 일시적 항생제 내성 현상으로 바라보던 기존 관점을 넘어선다. 세균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tRNA가 핵심 조절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세균 진화 연구는 물론, 감염 질환과 항생제 내성 연구 전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남 교수는 "tRNA가 단순히 단백질 생산을 위한 분자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다양한 생명 현상 조절과 생존 전략에서 핵심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생물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tRNA와 그에 의해 유도되는 퍼시스턴스의 숨겨진 기능을 자세히 규명하는 연구는 치료가 어려운 만성 세균 감염의 이해와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중견연구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김희남 교수
fi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