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소식
음주 상태에서의 자살과 특정 자살 수단 간 연관성 분석
2025.02.27 Views 34
고려대, 음주 상태에서의 자살과 특정 자살 수단 간 연관성 분석
- 일산화탄소 중독 자살과 연관성 높아... 음주는 자살 과정의 일부
△ 음주 여부에 따른 자살 방법 차이. 음주 상태에서의 자살 사망자는 비음주자에 비해 자살 수단으로 가스 중독을 사용한 비율이 높음
국내 연구진이 음주 상태에서의 자살 사망과 특정 자살 수단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자살 전 음주 여부를 기준으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 자살이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총장 김동원) 심리학부 허지원 교수 연구진이 2013~2020년 총 7년 간의 국내 자살 사망자 전수조사 데이터를 종합해 음주 상태에서의 자살 사망과 특정 자살 수단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본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A)의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에 지난 24일 발표됐다.
*논문명: Acute Alcohol Use and Suicide
*DOI: 10.1001/jamanetworkopen.2024.61409
*URL: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30552
음주는 자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 효과적인 자살 예방 대책 수립을 위해 음주가 자살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음주는 인지 능력의 저하와 충동성의 증가를 일으켜 자살 시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설명됐다. 즉 기존 연구는 음주가 자살 시도를 촉진하는 선행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가스 중독을 이용한 자살의 경우, 연탄‧번개탄을 구매하고 공간을 밀폐하는 등의 일정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음주가 충동적 자살 시도를 유발한 것이 아니라, 자살 과정의 일부로 음주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해당 전수 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음주와 관련된 자살 수단이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냈다. 특히 고령층은 음주 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했을 시, 약물, 농약과 같은 비교적 치명성이 낮은 방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고령의 음주자는 목맴, 투신, 총기 사용과 같이 치명도가 높은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음주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했거나, 알코올이 독성 물질의 치명도를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시사된다. 고령층은 신체적으로 취약하기에 해당 자살 수단이 음주와 상호작용을 이루어 사망 위험이 더욱 증가한 것이다.
제 1저자인 임민경 연구원은 “자살 예방 정책 수립 시 자살 시도 과정에서 음주 집단을 고려해야 하며, 자살 수단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제한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연구를 진행한 허지원 교수는 “음주가 단순히 자살 충동을 높이는 게 아니라 자살 과정의 일부로 작동하는 방식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라며, “실효성 있는 자살 예방 전략 수립을 위해 자살 시도의 치명도를 높이는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자살 사망 전수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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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설명: (왼쪽부터) 고려대 허지원 교수(교신저자), 고려대 임민경 박사과정생(제1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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