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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단체들과 함께 봉사… 인류애와 연대감 느껴”

2022.03.29 Views 550

“해외 단체들과 함께 봉사… 인류애와 연대감 느껴”
 
폴란드 난민보호소 韓 의료봉사 현장
 
 
지난 27일(현지시각)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외곽의 한 피란민 보호소에 낯선 동양인 3명이 나타났다. 폴란드인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로 피란민들 사이를 누비던 이들은 한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보호소 한편의 양호실로 옮겨 갔다. 이들은 즉석에서 여성의 목 부분을 살펴보고는 “꽤 큰 혹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현지 폴란드 의사의 정식 진료를 받은 이 피란민의 목덜미에서는 5㎝나 되는 혹이 발견됐다. 열악한 피란 생활 중에 조금만 늦게 발견했어도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였다.
 




고려대 의료원 난민 지원 봉사단 소속 의료진이 27일(현지 시각) 폴란드 바르샤바 외곽의 피란민 보호소에서 한 우크라이나 난민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위 사진). 아래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봉사단원이 피란민들을 위한 응급처치 도구와 의약품을 나누고 있는 모습. /고려대 의료원·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이날 피란민 보호소를 찾은 이들은 고려대 의료원의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봉사단원들로, 전원 고려대 의과대학 소속 최고 전문의들이다. 난민들을 만난 정철웅 교수(이식·혈관외과)는 “여러 날 극도의 긴장감 속에 전쟁터를 빠져나오느라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트라우마(외상)도 커 보였다”고 했다. 또 김도훈 교수(가정의학과)는 “혹독한 경험을 한 아이들이 상실감에 가득한 부모들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문의와 간호사 등 12명으로 이뤄진 고대 의료원 봉사단은 24일부터 폴란드 전역을 돌며 난민들의 건강 상담과 의약품 및 의료지원금 전달, 신종 코로나 방역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폴란드에는 지난달 24일부터 230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몰려들었다. 이들 상당수가 피란길에 몸과 마음에 적잖은 상처를 입고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도 지난 23일 해외 봉사 활동 경험이 많은 전문가 5명을 추려 폴란드에서 난민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폴란드 입국 관문이 있는 동부 국경 도시 프셰미실에 자리 잡고 프셰미실 중앙역과 메디카 국경 검문소와 크로시치엔코 등지에서 난민들을 대상으로 1000여 개의 의약품 꾸러미와 응급구호세트 등을 전달했다.



이들 봉사단은 27일 우크라이나 내 피란민들을 지원하고 있는 유럽의 난민 지원 단체 및 한국인 선교사들과 접촉, 약 300인분의 비상 식량을 구해 전달하기도 했다. 희망브리지 박승현 해외봉사단장은 “폴란드의 피란민 못지않게 우크라이나 내의 피란민들도 돕고 싶었는데, (한국인의) 입국이 금지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며 “다행히 세계 각국의 봉사 단체와 손잡고 더 많은 피란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국경을 넘는 인류애와 연대감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희망브리지 측은 앞으로도 계속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들 봉사단은 현재 난민들을 직접 진료하거나 치료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폴란드 내에서 의료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 의료 면허가 있어야 하는 탓이다. 한 봉사 단원은 “과거 세계 각국의 의료지원을 받던 한국이 이제는 다른 나라를 앞장서 도와줄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정부가 여러 가지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 준다면 민간 봉사 단체들이 더 많은 도움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샤바 나다진 엑스포 난민 지원센터에서 의료 지원을 담당하는 피오트르 세베린스키 코디네이터는 “난민 10명 중 3명 정도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한다”며 “유럽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뻗어줘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했다. 


출처 :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3/29/QEDDGBONA5GRJHFC353MKV2UE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조선일보 파리 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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