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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기압에서도 광물은 변하지 않았다...지구 광물 변화의 ‘시간 효과’
2026.10.08 Views 39
수백만 기압에서도 광물은 변하지 않았다...지구 광물 변화의 ‘시간 효과’

△ 광물은 높은 압력을 받는다고 해서 항상 즉시 새로운 구조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레이저 충격 실험을 통해 광물의 변화에 압력과 온도뿐 아니라 '시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진은 브리지마나이트의 변화 과정을 나타낸 그림
수백만 기압의 극한 압력이 주어지면 광물은 즉시 다른 구조로 변할까?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지구환경과학과 김동훈 교수 연구팀이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와 공동으로 지구와 행성을 구성하는 광물의 변화가 압력과 온도뿐 아니라 압력이 지속되는 ‘시간’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구 내부나 거대한 운석이 충돌하는 환경에서는 광물이 매우 높은 압력과 온도에 노출된다. 일반적으로 광물은 압력이 높아지면 더 안정적인 결정구조로 변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극한 환경에서도 즉각적으로 일어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의 첨단 방사광 시설인 APS(Advanced Photon Source)에서 브리지마나이트와 아키모토아이트에 강력한 레이저 충격파를 가했다. 이후 고휘도 X선을 이용해 광물의 결정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브리지마나이트(bridgmanite)와 아키모토아이트(akimotoite): 같은 규산마그네슘(MgSiO₃) 성분이지만 원자 배열이 서로 다른 광물로, 지구나 행성 내부의 높은 압력에서 형성된다
그 결과, 브리지마나이트와 아키모토아이트 모두 상전이 압력을 크게 넘어선 초고압(각 약 270만 기압, 약 90~110만 기압)에서도 기존 결정구조를 유지했다. 즉, 두 광물 모두 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압력을 받았지만, 고압상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상전이 압력: 물질이 기존 구조에서 다른 구조로 변화하는 압력
*고압상: 높은 압력에서 안정적인 결정구조
연구팀은 그 원인을 광물이 구조를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에서 찾았다. 높은 압력에서 더 안정적인 구조가 존재하더라도 원자들이 새로운 구조로 재배열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처럼 압력이 약 10나노초 동안만 지속되는 극히 짧은 충격 환경에서는 원자들이 구조를 바꿀 시간이 부족해 광물의 변화가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구와 암석형 외계행성 내부의 물질과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며, 거대 충돌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행성 물질의 상태와 진화를 보다 정확하게 모델링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김동훈 교수는 “압력이 아무리 높아도 지속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광물이 예상되는 고압 구조로 즉시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준 결과”라며 “초고압에서 광물이 어떤 구조를 갖고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은 지구뿐 아니라 암석형 외계행성의 내부와 행성 충돌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고려대학교 및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의 Carnegie Fellowship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다학제 분야 국제 학술지인 ‘Science Advances(IF=13.9)’ 온라인에 9월 18일 게재됐다.
*논문명: Kinetic hindrance of phase transformations in dense MgSiO3 polymorphs under shock compression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g2521
*URL: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eg2521
[연구진 사진]

△ (왼쪽부터)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김동훈 교수(교신저자), 타카기 소타(연구교수, 제1저자)

